미국 5대 은행 토큰화 예치금으로 스테이블코인 도전장: ZKsync 기반 2026년 출시 임박
미국 지역 은행들, 블록체인 기반 '카리 네트워크'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도전장
미국 5개 주요 지역 은행이 연합하여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예치금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2026년 3월 17일 CoinDesk 보도에 따르면, 헌팅턴 뱅크셰어스(Huntington Bancshares), 퍼스트 호라이즌(First Horizon), M&T 뱅크, 키코프(KeyCorp), 올드 내셔널 뱅코프(Old National Bancorp) 등 총 자산 약 7,800억 달러 규모의 은행들이 '카리 네트워크(Cari Network)'라는 이름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USDC, USDT 등 스테이블코인이 장악한 디지털 결제 시장에 전통 금융권이 본격적으로 대응하는 첫 대규모 시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카리 네트워크의 핵심은 고객 예치금을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하여 블록체인 위에서 즉시 이체할 수 있게 하면서도, 해당 자금이 은행 시스템 안에 머무르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기존 스테이블코인과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로, 금융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왜 지금인가: 스테이블코인의 급성장과 은행의 위기감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2025년 기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은 약 3,0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연간 거래량은 수십 조 달러 규모로 카드 네트워크와 대형 결제 플랫폼에 필적하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솔라나 같은 네트워크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1센트 미만의 수수료로 수 초 만에 완료되어 SWIFT 기반의 고비용·저속 결제 시스템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 은행들이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 레일은 은행의 전통적인 수수료 수입원인 인터체인지 수수료와 대응 은행(correspondent banking) 수수료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카리 네트워크 CEO 진 루드비히(Gene Ludwig)는 전직 미국 통화감독관(Comptroller of the Currency)으로, "은행이 디지털 화폐의 다음 단계를 주도해야 하며, 그것에 반응만 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의회가 2025년 제정한 GENIUS Act(스테이블코인 규제법)도 이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OCC(통화감독청)를 중심으로 FDIC, 연준 등이 스테이블코인을 감독하는 포괄적 프레임워크를 구축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은행들에게 토큰화 예치금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었습니다.
카리 네트워크의 기술 아키텍처: ZKsync 프리비디움
카리 네트워크는 이더리움 레이어2 솔루션인 ZKsync의 '프리비디움(Prividium)' 위에 구축됩니다. 프리비디움은 ZKsync의 핵심 개발사인 매터랩스(Matter Labs)가 금융기관 전용으로 설계한 허가형(permissioned) 프라이빗 블록체인입니다. 승인된 참여자만 접근할 수 있으며, 거래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면서도 규제기관의 감사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매터랩스 CEO 알렉스 글루코프스키(Alex Gluchowski)는 "은행들이 프라이버시, 컴플라이언스,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블록체인 인프라 위에서 예치금을 발행하고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ZKsync은 2026년 로드맵에서 실물 금융 인프라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으며, 도이체방크(Deutsche Bank), UBS 등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들도 ZKsync을 활용한 실물자산 토큰화와 기밀 금융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프리비디움이 선택된 핵심 이유는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기술에 있습니다. 이 기술은 거래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거래의 유효성을 수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어, 은행의 기밀 유지 요구와 규제 투명성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킵니다. 카리 네트워크는 2026년 3월 16일 프리비디움 선정을 공식 발표했으며, 이는 은행급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갖춘 블록체인 인프라의 본격적인 금융권 진출을 의미합니다.
토큰화 예치금 vs 스테이블코인: 근본적 차이
토큰화 예치금과 스테이블코인은 모두 블록체인 위의 디지털 달러이지만, 법적 성격과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첫째, FDIC 보험 적용 여부입니다. 카리 네트워크에서 발행되는 토큰은 은행의 표준 부채로 기록되며, 기존 한도 내에서 FDIC 보험이 적용됩니다. 반면 USDC나 USDT 같은 스테이블코인에는 예금 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둘째, 대차대조표 효과입니다. 토큰화 예치금은 은행의 대차대조표에 남아 대출, 투자, 유동성 관리에 활용됩니다. 이는 부분지급준비 은행 제도를 유지하면서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핵심 채널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자금은 은행 시스템 밖으로 나가 주로 국채 등 준비자산에 묶이게 됩니다.
셋째, 수익 모델의 차이입니다. 은행은 순이자마진, 대출, 외환, 결제 수수료 등 다층적 수익을 동시에 창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주로 준비금 운용 수익에 의존하는데, PYMNTS에 따르면 국채 금리가 100베이시스포인트만 하락해도 스테이블코인 업계에서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이 사라지는 구조적 취약점이 있습니다.
넷째, 규제 프레임워크입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토큰화 예치금은 기존 건전성 규제 프레임워크 내에서 운영되며 전체 수명주기에 걸쳐 AML/KYC 통제가 적용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GENIUS Act에 따른 새로운 별도의 규제 체계를 따라야 합니다.
시장 영향: 기관 자금의 이동
이번 카리 네트워크 발표는 USDC를 발행하는 서클(Circle)과 USDT를 발행하는 테더(Tether) 등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상당한 경쟁 압력을 의미합니다. 특히 기관 및 도매 금융 영역에서의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티그룹(Citi)은 이미 Citi Token Services를 통해 24/7 USD 클리어링과 연계한 실시간 크로스보더 토큰화 예치금 이체를 운영 중입니다. HSBC는 트레저리 워크플로우 내 즉시 지갑 이체가 가능한 토큰화 예치금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JP모건의 키넥시스(Kinexys)는 은행 대차대조표가 뒷받침하는 달러 표시 예치금 토큰을 블록체인 레일 위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맥킨지는 토큰화된 자산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2조 달러(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치금 제외)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토큰화 예치금 자체로는 2030년까지 연간 100조~140조 달러의 자금 흐름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스테이블코인의 거래량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ABA Banking Journal에 따르면, BNY 멜론을 비롯한 다양한 규모의 은행들이 예치금 토큰화 역량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토큰화된 주식과 ETF의 24/7 거래를 위해 프라이빗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출시 일정과 향후 전망
카리 네트워크는 2026년 3월 최소기능제품(MVP)을 출시하고, 3분기에 발행·이체·상환을 포함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4분기에 상업적 전면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중규모은행연합(Mid-Size Bank Coalition of America)도 이 이니셔티브를 공식 지지하고 있어, 참여 은행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ZKsync은 2026년을 "기초 배치에서 가시적 규모로 전환하는 해"로 보고 있으며, 수천 명이 아닌 수천만 명의 최종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생산 시스템이 가동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완전히 대체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P2P 이체, 퍼블릭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국경 없는 접근을 우선시하는 소비자 대상 사용 사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여전히 강점을 유지할 것입니다. a16z 크립토는 2026년 트렌드 보고서에서 전통 금융과 디파이의 수렴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서클(Circle)도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치금이 경쟁이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투자자를 위한 핵심 시사점
카리 네트워크의 등장은 디지털 달러 생태계가 '스테이블코인 독점'에서 '스테이블코인 + 토큰화 예치금 양분 구도'로 전환되는 변곡점을 의미합니다. 단기적으로 USDC, USDT의 기관 시장 점유율에 압력이 가해질 수 있으며, ZKsync(ZK 토큰)과 관련 인프라 프로젝트에는 기관 수요가 새로운 상승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카리 네트워크의 성공 여부는 은행 간 상호운용성 확보, 규제 승인의 속도, 그리고 실제 사용자 경험이 스테이블코인의 편의성을 따라잡을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2026년 하반기 파일럿 결과가 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실현 가능성을 판가름할 핵심 지표가 될 것입니다.